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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셀 프로젝트

☜▩^^▩☞ 2009. 11. 18. 01:00

FreeCell Project

프리셀(FreeCell)이란 게임이 있습니다. 카드를 이용한 퍼즐게임이죠. 윈도우즈를 쓰고 계신다면 지뢰찾기 등과 함께 기본으로 제공되며, 윈도우즈가 아니라도 단순하면서도 인기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즈 3.1에서 처음 번들로 제공되면서부터 대중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는데, 인터넷으로 유명세를 탄 건 바로 '프리셀 프로젝트'를 통해서입니다.

윈도우즈용 프리셀 게임의 첫 화면 (Windows Vista)

리셀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화면 왼쪽 하단에 게임번호가 나옵니다. 그리고 '게임선택'이란 메뉴가 있어 게이머가 게임번호를 지정해 플레이할 수 있게 되있습니다. 처음 윈도우즈용 프리셀이 나왔을 때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의 숫자는 32,000개 였고, 프리셀 도움말에는 '이 게임들이 모두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안내돼 있었습니다. 프리셀 프로젝트는 여기서 시작합니다. 미국의 발랄한 젊은이 Dave Ring이 이 부분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죠. (저도 똑같은 의문을 가졌드랬습니다)

내장된 32,000개의 게임은 카드배열이 미리 저장되있는 건 아닙니다. 같은 게임번호를 지정하면 같은 카드배열이 나오게끔 프로그램이 짜여진 것이죠. 이 말은 모든 게임이 풀릴 수 있는 게임인지 게임을 만든 사람도 모른다는 겁니다. 그래서 Dave는 인터넷을 통해 지원자를 모집해 전체 게임을 100개씩 나눠 풀어보자고 했습니다. 안풀리는 게임이 보고되면 이걸 다시 다른 사람들이 풀어보는 방식으로 1995년 10월 게임번호 11,982를 제외한 모든 게임을 풀어내게 됩니다.

게임선택 화면. 윈도우즈용은 F3키를 눌로도 되며, 1 ~ 1,000,000 중에 선택할 수 있다. -1 ~ -4도 선택가능한데 -1, -2는 해결불가 게임. -3, -4는 건드리기만 하면 자동으로 풀리는 문제다.

32,000 게임의 최적 풀이법 안내 사이트 (라트비아) by Jurij Bortnik

윈도우즈 XP가 나오면서 업그레이드된 프리셀은 1,000,000개의 게임을 선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계산상으로만 보자면 프리셀은 1.75x10^64 개의 게임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게임 역시 과연 풀릴까? 인터넷 프리셀 프로젝트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온라인 프리셀 게임 사이트를 통해 게임을 만개씩 나눠 각각을 시즌 1~100 으로 부르고, 각 시즌마다 99%의 게임이 클리어되면 다음 시즌으로 넘어가는 방식입니다. 게임을 먼저 푸는 사람이 포인트를 획득하며, 나중에 풀더라도 더 적게 움직여 풀면 포인트를 뺏어오는 방식이죠. 시즌 100이 종료되면 각 시즌에서 안 풀리고 남아있던 게임들을 모아 파이널 시즌을 개최합니다.

한 번 참가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쉽게도 백만개의 프리셀 프로젝트 또한 이미 종료됐습니다. #11,982외에 추가로 7개의 게임이 풀리지 않는 게임으로 판명됐죠. 이 게임들을 풀기 위해 프리셀 풀이용 프로그램들도 등장해 검증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천만개의 게임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해 그중 130개가 안풀린다는 것도 알아냈죠 (이 게임들을 풀기 위해선 기존의 4개가 아닌 5개의 프리셀을 필요로 합니다)

단순한 카드게임인데 너무들 진지하게 달려드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시나요? 프리셀 프로젝트의 목적은 참 유치해보이지만, 그 방법은 전혀 유치하지 않았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풀이법을 찾는 게 아니라, 사람의 머리로 그 답을 찾고자 했기 때문이죠. 컴퓨터 만능의 시대에 컴퓨터에 의존하느냐, 컴퓨터를 도구로서 활용하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병렬컴퓨터라는 게 있습니다. 성능이 그저그런 컴퓨터를 수백, 수천대 연결해서 계산을 분담함으로써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내는 것입니다. 인간 개개인의 능력은 보잘것 없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60억의 힘을 합친다면 그 어떤 컴퓨터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일들을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럴 수 있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프리셀 한 판 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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