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취미 그리고 잡설
2009년 1월 2일 휴일(금요일)을 맞이하여 아침 일찍 트리폴리로 나들이 가기로 했다. 1편에 비해 두 명이 늘어 오늘은 다섯 명. 익히 배운 방법대로 길가에서 지나가는 차를 잡아타고 자위아 시내까지 가려는데, 문제가 생겼다. 다섯 명이라 한 차에 탈 수는 없고, 둘로 나눠야 했기 때문이다. 말이 안 통하니 똑같이 자위아 시내로 간다곤 해도 서로 엉뚱한 곳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일하게 아는 지명 '꼬브리'로 가기로 했다. 꼬브리는 사실 지중해를 가기 위해 숙소를 나섰을 때 탔던 차의 기사가, 우리가 연신 자위아를 외칠 때 우리에게 던진 단어였다. 그래서 아마도 우리가 내렸던 곳이 꼬브리 아니겠나 하는 예상으로 선택한 것이다. 만약 예상했던 장소가 아니라면 차에서 내려 큰길(트리폴리로 통..
리비아 체류기가 블로그 주제니 리비아 이야기를 위주로 씁니다만, 언젠간 리비아 이야기도 재료가 떨어질 테니 재료도 좀 아낄 겸, 또 간간히 오시는 분들이 심심치 않게 다른 먹꺼리도 좀 내놓을 겸, 오늘은 시계이야기를 포스팅 합니다. 저는 박학다식(薄學多識)을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맨 앞 글자가 '넓을 박(博)'이 나니고 '얇을 박(薄)'임에 주의해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잡스런 데에까지 호기심을 갖지만 깊은 데까지 파고들진 않습니다. 모르는 사람 앞에선 '큰소리'지만, 전문가 앞에서는 '깨갱'이란 말이죠. 또한 수많은 학문과 예술과 스포츠와 관심분야 중에서도 좋아하는 것만 '편식'하니 박학편식(薄學偏識)이 더 맞는 표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중 오늘은 시계, 손목시계 이야기입니다. 휴대폰이 보급된..
리비아의 주 교통수단은 버스와 택시다. 택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승용차 택시와, 승용차로 택시영업을 하는 일명 나라시 택시(무허가 택시)가 있으며, 버스와 택시의 중간적 형태인 승합택시가 있고, 버스는 시내버스와 시외버스로 나뉜다. 각각 운행하는 구간이라던가 모양이 다른데 지금부터 각각에 대한 설명에 들어간다. 일반적인 택시 모습이다. 사진처럼 보통 소형차로 운행하며 차종은 현대 베르나, 대우 라노스 등이 주종이다. 먼저 일반적인 승용택시. 트리폴리와 같은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데, 흰색과 검은색 몸체에 택시임을 표시하는 노란색 모자(?)가 달려있다. 전반적으로 낡고 실내청소 같은 게 잘 안되 있지만, 개중엔 주인을 잘 만나 깔끔한 택시들도 있다. 택시미터기가 없기 때문에 타기 전에 요금을 흥..
어린왕자 중에서... 리비아는 생텍쥐페리가 어린왕자를 만난 곳입니다. 오늘은 어린왕자가 되어 리비아의 해가 지는 모습을 감상하시길...
리비아로 떠나오기 전,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게 인터넷이 '되느냐, 안되느냐'였다. 보통 대답은 '되긴 된다'였기에 뭐 어떻게든 되겠군 하는 생각으로 왔다. 그런데 막상 닥치고 보니 문제가 좀 심각하다. 정말 되긴 되는데, 속도가 형편없는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리비아로 떠날 예정이라면, 너무 걱정하진 마시라. 이처럼 블로그도 쓰고 있지 않은가?) 듣기로 전화선이 있는 곳에서는 ADSL 서비스가 가능하단다. 그러나 앞 글에서 언급했듯이 유선전화가 설치되어 있는 곳은 드물고, 리비아의 비지니스 특성상 뭔가 신청하면 상당기간 기다려야 한다. 더구나 필자가 가는 곳은 건설현장이라 전화선 같은 건 애초에 기대도 할 수 없다. 다행히 필자의 현장엔 위성 인터넷이 설치돼 있었는데, 위성 인터..
2009년 1월 1일, 동료 둘과 함께 지중해 바다를 보러 나가기로 했다. 보통은 현지인 운전기사를 대동해 회사차로 외출하지만, 그래서는 지리 파악도 안돼고 특정 목적지 밖에 나가지 못해서 휴일이고 하니 무작정 길을 나선 것이다. 필자가 있는 곳은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40km 쯤 떨어진 자위아(Az Zawiyah)란 곳이다. 자위아 시내에서 숙소까지는 구글로 봤을 때 약 5km 정도가 떨어져 있고, 다시 그로부터 5km를 더 가면 지중해 바닷가였다. 여하튼 북쪽으로만 가면 지중해 바다에 도착하니 어디든 당도하지 않겠는냐는 생각과, 안되면 걸어서 간다는 생각을 가지고 출발했다. 사진은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자위아 인근의 지중해다. 현대건설에서 시공한 화력발전소 부근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폐차장(겸 중고..
글을 읽다가 아무래도 한 마디 거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가시지 않아 엮인글로 남깁니다. 원 글은 세미예의 '동거 의논했다가 아수라장이 된 사연'입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저는 수년간 주위의 미혼 청춘남녀들에게 동거 예찬론을 펴던 사람임을 분명히 합니다. 저도 딸아이가 하나 있는데, 만약 커서 지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겠다고 하면 지금 쓰려는 얘기를 그대로 들려줄 겁니다. 반감을 가지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동거를 생각하는 청춘남녀들에게 필요한 건 '동거를 해라, 말아라'가 아니라 어떤 동거를 해야 하느냐를 말해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동거란 같이 사는 걸 말합니다. 단어가 주는 의미보다, 같이 산다는 건 훨씬 무거운 의미를 가집니다. 물론 그것은 한 사람의 인생..
리비아에 있는 한국사람들이 트리폴리에 나가게 되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메디나의 시장과 이곳 수크 딸라뜨가 아닌가 싶다. 그만큼 한국사람들이 마트에 적응돼있어 그럴 수도 있고, 여기만큼 여러가지 물건을 쇼핑하기 좋은 곳이 없어서 일수도 있으며, 사람 구경하기 좋은 곳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 (카드 결재가 되는 상점들이 있는 것도 이유가 될지 모르겠다) 정확한 이름은 '수크 딸라뜨의 대형 마트' 쯤 되는 것 같다. 필자도 정확히 모른다. 동네 이름이 수크 딸라뜨다. 보통 택시를 타고 '수크 딸라뜨' 가자고 하면 어김없이 찾아가니 걱정말자. '수크(Suq)'는 '시장'이란 뜻이고 '딸라뜨(Thalath)'는 '3'이란 뜻인데, 매주 세번째 요일에 장이 서던 동네란 뜻이란다. 평일엔 오전부터 영업을 하지만, ..
리비아 지도, 출처 – 구글맵 대한민국과의 상대적 비교를 위해 오른쪽에 대한민국의 대략적 크기를 그렸다.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는 리비아 서북쪽 지중해 연안에 있다. 대략 북위 32도, 동경 13도에 위치한다. 리비아의 수도는 트리폴리(Tripoli)다. 레바논의 지중해 도시 트리폴리와 이름이 같다. 아랍어로는 타라불루스(Tarabulus)라고 한다. 기원전 7세기 경에 페니키아(지금의 레바논, 이스라엘 지방)인들에 의해 건설됐으며, 기원전 2세기에서 기원후 7세기 까지는 로마의 지배를 받았다. 이후 아랍왕국과, 오스만투르크 등의 지배를 거쳐 20세기 초 이탈리아의 식민지 시절을 겪었다. 시내 중심부엔 ‘메디나(Medina)’라 불리는 구도시가 자리잡고 있는데, 항구 방향의 성채 'Assaraya 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