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취미 그리고 잡설
리비아에 들어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회식이 있었다. 공사현장의 회식이란게 식당에서 먹을거리 쌓아놓고 하는 것도 맛이지만, 뭐니뭐니해도 야외에서 숯불에 고기 구워가며 떠들고 노래부르고 하는 게 훨씬 제격이다. 그렇담 리비아 야외회식의 주 메뉴는 무엇일까? 바로 양고기다. 소스를 바르거나 하는 게 아니라 소금으로 간만 맞춘 생고기. 양고기는 처음이었다. 워낙에 고기를 좋아하니 어떤 맛인지 분간하기도 전에 열심히 먹었지만, 확실히 지금까지 먹어온 고기와는 다른 맛이었다. 솔직히 처음엔 사람들이 왜 양고기에 열광하는 지 알수가 없었다. 돼지고기야 이슬람 국가라 구할 수 없다지만 괜찮은 쇠고기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처음 먹어보는 입맛으로는 아무래도 양고기보다야 쇠고기가 훨씬 맛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막의 오아시스 도시 가다메스(Ghadames)로 가는 길에... 차에서 누른 셔터라 화질은 안좋습니다.
오른쪽이 파타 타워.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리비아 최고층 빌딩이었다. 현재는 좌측 빌딩(공사중)에 자리를 넘겨준 상태. 올해 초까지만 해도 리비아 최고층의 건물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바로 옆에 건설중인 건물에 그 자리를 빼앗겼죠. 하지만 아직도 리비아에 들어와있는 대부분의 외국기업들이 입주해있는 빌딩입니다. 덕분에 리비아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빌딩이기도 합니다. 그때문인지 저층부의 상점들도 쓸만한 수입품들을 많이 팝니다. 종류가 다양하다거나 매장이 많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컴퓨터 및 주변기기, 휴대용 전자제품류, 약간의 명품점과 샘소나이트 가방, 문구점 등 비지니스 고객들을 대상으로한 가게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에미리트 항공, 카타르 항공 등 항공사와 항공권 구입과 비자업무 등을 ..
아침 햇살 속의 제벨(Gebel) 제벨은 산이란 뜻입니다. 트리폴리에서 남쪽으로 수십키로미터 정도를 가면 사진과 같은 산지가 나타납니다. 산이라고는 해도 한 번 올라가면 또 계속 평지이기 때문에 고원이란 표현이 더 적절해보입니다. 사진에선 오른쪽이 그렇습니다.
[이 글은 2009년에 작성된 것으로, 리비아의 상황은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으므로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정보 제공을 위한 짤막한 포스팅. 주 리비아 한국 대사관이 어디인가요? 안타깝게도 리비아엔 아직 주소체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편물 같은 것도 보내기가 거의 불가능하죠. 국제특송이 배달은 되지만, 전화해서 찾아가는 정도지 알아서 배달은 안됩니다. 그래서 대사관 홈페이지에 들어가도, 주소는 다만 트리폴리, 길가르쉬(Girgaresh) 그래서 아래 지도를 첨부합니다. 참고하세요. 왼쪽 끄트머리에 있습니다. 골목 입구 길 건너편엔 큼지막한 나이키 매장이 있구요, 주변엔 중국음식점이 두 곳 있습니다. 쉘 리비아 지사와 등을 대고 있습니다. 지도 클릭해보시기 바랍니다. 왼쪽 빨간 화살표 부근을 보면..
홈즈(Al Khoms)의 해변 리조트 인근에는 로마의 유적지 랩티스 마그나가 있습니다. 이날은 바다안개가 자욱하게 밀려오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에 도시를 덮쳤죠... 사진은 클릭해서 크게 감상해주세요
묻지마 버스 투어 2탄 아모라 그랜드 모스크. 이 모스크를 찾아낸 건 관광안내서도 아니오 웹사이트도 아니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트리폴리에서 가장 높았던 파타 타워(Burj al Fatah)에 올라 트리폴리 시내를 전망하다가 찾아냈 것이다. 멀리 너무나도 거대한 첨탑(미나렛)이 보여 언젠가 찾아가보리라 마음 먹었었다. 물론 당장 길을 나서긴 했지만, 이름도 모르고 동네도 몰랐던 탓에 그 방향으로 걸어가다가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온 적이 있다. 한참을 걸어갔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그 만큼이 남아있음을 알고 중도 포기하고 말았던 것이다. 더군다나 육안으로 식별한 첨탑은 아직 공사중... 그러나 기회는 머지않아 찾아왔다. 바로 두 번째 묻지마 버스 투어에서였다. 두 번째는 첫 번째의 실패(?)를 거울삼아 서쪽(..
이번엔 올드 F4. 평균연령 40세 이상이다. 리비아까지 와서 고생하고 있는 아저씨들~
'묻지마 관광' 동료들이 내게 붙여준 별명이다. 리비아 부임 초기부터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사람들을 꼬여내 여기저기 돌아다닌 연유로 '여행 가이드'란 칭호가 붙었고,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기대하고 출발하면 여지없이 실망했기 때문에 언젠가부턴 정보제공을 거의 하지 않았더니 '묻지마'가 됐다. 이래저래 지금은 키워드 하나만 던져주고 떠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묻지마 관광'이 됐다. 이 이야기가 시작된 첫 번째 사건은 트리폴리 버스 투어였다. 승합택시를 타고 트리폴리를 드나들다 보니 늘 가던 길로만 다니게 되 트리폴리 다른 지역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건축을 전공하다 보면 관광지나 명승지 말고 이렇듯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폴폴 묻어나는 도시의 깊숙한 골목골목에 호기심을 갖기 마련이다. 승합택시가 멈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