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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아이리스의 연결고리 본문
제목처럼 제가 아이리스의 멤버이거나 하진 않습니다. ^^; 그렇지만 서울에 살고 계시거나, 서울시와 관계된 분이라면 누구나 저처럼 아이리스와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아이리스라는 드라마에 더 애착이 가는 게 아닌가 합니다.이 드라마의 좋은 점 중 하나가 바로 지금까지의 그 어떤 드라마나 영화보다도 서울을 아름답고 멋진 곳으로 그리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하는데요, 그래서 부족한 면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자랑스럽습니다.
드라마 속에는 서울 시내의 많은 명소들이 등장합니다. 청계천 광장, 광화문, 한강교량들과 전망대, 옛 난지도를 개발한 하늘공원, 드림랜드를 개발한 북서울 꿈의 숲, 강남의 거리, 몇몇 호텔과 백화점 등등. 그중에서도 가장 압권은 대놓고 홍보하는 서울시내 버스투어 코스였죠. 그리고 예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광화문 총격신. 헐리웃 영화에서나 볼법한 시내 한복판에서의 총격신을 드라마에서 보다니... 촬영으로 인해 교통불편도 많고 많은 분들이 고생도 하셨겠지만, 전 참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명소들 가운데는 최근에 만들어지거나 조성된 서울시내 명소들이 유독 많은데요, 그러다 보니 제 일과 관계된 장소도 몇몇 등장했습니다.
14화에서 김현준(이병헌)이 헬기를 타고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찾아간 곳이 있습니다. 얼마전 완공된 북서울 꿈의 숲 전망대인데요. 이곳이 바로 저와 아이리스의 연결고리입니다. 바로 제가 설계했기 때문이죠. ^^v 2008년에 진행했던 프로젝트인데, 제 일이 구조설계다보니 북서울 꿈의 숲에 지어진 모든 건물들의 구조설계를 저와 제 팀원들이 진행했습니다. 특히, 전망대는 생김새가 특이하고 난이도도 높아서 제가 직접 모델링 하고, 계산하고, 설계했던 건물입니다.
과거 드림랜드였던 장위동, 번동 일대의 공원입니다. 산 정상 부근에 이와같은 전망대가 있습니다. 원래 계획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는 것이었는데, 나중에 경사 엘리베이터로 바뀌었죠. 똑바로 서있는게 아니라 캔틸레버 형태로 30m 정도가 나가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는 난이도가 있는 건물이었습니다. 새해맞이로 찾아가봤는데요, 전망도 꽤 좋더군요.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찾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
2009년을 리비아에서 지내는 바람에 완전히 제 손으로 마무리(보통 설계가 완료 되더라도 착공에 들어가면 뒷손질을 좀 해야 합니다. 시공중에 발생하는 문제점도 해결해야 하구요...)하지는 못했지만, 기본설계 단계부터 금오공대와 풍동실험도 하고, 심의위원들 찾아다니며 삐딱하게 쭉 뻗어나온 전망대가 안전하다는 점도 충분히 납득시켜야 했고... 아뭏든 국내에서는 꽤 독창적인 프로젝트였는데 잘 완공되고 드라마에까지 등장하니 알아주는 사람은 없어도 감격스럽고 또 스스로 자랑스러웠습니다.
같은 14화에는 박철영(김승우)이 김선화(김소연)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곳으로 리버뷰 8번가가 등장하는데요. 2008년부터 서울시에서 만든 한강 전망대 중 하나로 다른 곳들과 달리 특이하게 다리 밑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건 제가 설계한 건 아니구요, 저희 회사에서 했던 일입니다. 이 역시 독특해서 기억하고 있던 곳이죠. 역시나 드라마에서 만나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광진교 하부 전망대 리버뷰 8번가입니다. 다른 전망대와 달리 다리 아래에 전망대가 매달려 있습니다. 보통 교량들은 큰 차가 지나가거나 하면 많이 흔들립니다. 육교 같은데서 느껴보셨을텐데요, 이때문에 설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그래도 그 덕분에 발 아래로 한강이 흐르는 것을 볼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
이 장면들은 제가 두바이에서 인천으로 날아오는 길에 히말라야를 지나면서 보고 있었습니다. 밖으로는 웅장한 대자연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고, 안으로는 저 혼자서 감격스럽고 자랑스러웠죠 ㅋㅋ. 이래저래 기쁜 2009년의 크리스마스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