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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

식품첨가물,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 2009. 10. 30. 01:00

오늘은 책을 한 권 추천해 봅니다.


목에서부터 책 내용이 보입니다. 식품첨가물의 정체가 무엇인지, 얼마나 광범위하게 사용되는지, 얼마나 나쁜지 구구절절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것으로도 우리는 그동안 베일에 쌓였던 가공식품의 이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에게 그보다 더 중요한 한 가지를 말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첨가물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입니다.

가공식품은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가서 나쁘다. 그러니 가공식품을 먹지 말고 유기농의 천연식품, 무첨가식품 만을 먹자. 아이들에게 부모가 직접 만들어주는 무공해 식품만을 먹이자. 이렇게 해서는 얘기가 안됩니다. 싫든 좋든 우리의 식탁에는 무수한 종류의 가공식품이 올라오고 있으며,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첨가물은 이미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버렸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보더라도 오늘날과 같은 가공식품 만능사회에서 첨가물을 완전히 배제하기란 불가능하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첨가물은 독'이라든가 '무조건 배척해야할 물질'이라는 사고는 옳지 않다고 본다. 그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매한 일일 수 있다.

저자 아베 츠카사는 수년간 식품첨가물 제조회사에서 영업담당으로 일하면서 첨가물 사용을 독려했던 사람입니다. 물론 불법적으로 비밀리에 음모를 꾸미듯 일한 것은 아닙니다. 정부의 규제와 가이드라인을 지키면서 정해진 용도에 정해진 용량만을 사용해서 식품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식품업자와 함께 노력한, 나름대로 보람 있는 직업의식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던 어느날 미트볼 하나가 하루아침에 그를 '첨가물 반대 전도사'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 미트볼은 한 대형마트의 기획상품이었다. 얼마 전 거래 회사로부터 의뢰받고 개발한 제품이었다. 그 회사는 잡육을 싼 가격으로 대량 들여오게 됐다고 했다. 잡육 가운데서도 그 고기는 최하품이었다. 소뼈를 깎아 모은, 고기라고도 말할 수 없는 저급품이었다...(중략)...씹을 때 매끄러움을 주기 위해 라드와 변성전분을 넣고, 공장의 기계작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증점제와 유화제를 넣는다. 또 먹음직스런 색깔을 내기 위해 색소를, 보존기간을 늘리기 위해 보존료, pH조정제, 산화방지제 등을 쓰는데, 이때 산화방지제는 색상을 바래지 않게 하는 효과도 있다...(중략)...산업폐기물이자 쓰레기 같은 고기, 첨가물을 무차별 투입해 만든 '식품 아닌 식품', 그것이 오늘 내 딸과 아들이 맛있게 먹던 미트볼이었다.

의 전반에 걸쳐 우리가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부분까지, 저자는 그의 경력을 십분 활용해 첨가물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들춰냅니다. 저염제품, 젓갈류, 간장과 청주, 식염, 식초, 설탕까지. 화학조미료와 과당, 아이들의 변해가는 입맛에선 첨가물 문제가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특가상품', '1+1'에도 첨가물의 함정이 있을 수 있다는 걸 경고합니다.

보통 때는 1리터짜리 한 병에 258엔 하거든요. 한 달에 한 번씩 세일을 하는데 그때는 138엔이예요. 우리는 늘 그걸 사먹지요.

그렇지만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을 피하고 집에서 밥을 먹으면 좀 나아질까요? 그렇지만도 않다는 걸 금방 눈치챌 수 있습니다. 집에서 요리해 먹는 모든 재료도 결국은 식품업계의 상품이니까요. 어묵이나 햄처럼 첨가물이 많이 들어갔을 것이라 짐작되는 식품 외에도, 위에 나열했듯 된장이나 간장, 소금이나 설탕까지 첨가물이 안들어간 식품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첨가물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얘기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음식 먹는걸 포기해야 하나요? 아니면 당장에 조그만 텃밭이라도 가꿔야 하나요? 저자는 제품의 뒷면을 꼼꼼히 챙기길 당부합니다. 소비자인 우리가 식품에 무엇이 들어갔는지 알려고 노력하자는 것이죠. 'L글루타민산나트륨'이 뭔지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무엇이 들어갔는지 소비자들이 계속 알려고 노력하면 식품업계에서도 아무거나 넣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우리들은 이런데 거의 관심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식품에 들어간 재료를 모두 표기하는 '완전표시제'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책에서 지적했든 여러가지 맹점은 있지만요. 하지만, 표시만 하고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습니다. 내일부터라도 식료품을 구입할 땐 뒷면을 꼼꼼히 읽어보는 습관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저도 이 책을 읽은 후론 되도록 꼼꼼히 무슨 성분이 들어갔는지 읽어봅니다. 그리고 첨가물이 적게 들어간 제품을 가끔이나마 선택합니다. 이런 조그만 변화가 쌓이면 비싸더라도 정직한 식품이 시장에 많아지게 될꺼라 생각합니다.

음식 가지고 장난치는 놈들은 사형을 시켜야 한다.

린 가끔 뉴스에서 말도 안되는 사기식품 이야기를 들으면 이렇게 얘기하곤 합니다. 더구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에 있어서도 굉장히 분개했죠.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소비자인 우리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무엇이 됐든 싸고 맛있으면 팔리니까 자꾸 뭔가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아무리 싸고 맛있더라도 제대로 만든 게 아니면 발을 붙이지 못하게끔 내일부터 노력해야겠습니다.

위의 보라색 인용문은 책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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