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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남부 - 지브롤터(Gibraltar)

☜▩^^▩☞ 2021. 3. 2. 16:24
지브롤터(Gibraltar)가 어디냐구요?
 
스페인 남쪽 끄트머리, 아프리카로 넘어가기 직전에 있는 땅입니다. 지중해와 대서양이 연결되는 지브롤터 해협이 바로 이곳 지명에서 유래됐죠~ 아래 지도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을 확대한 것인데, 아래쪽의 좁은 해협이 바로 지브롤터 해협입니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Andalucia)를 대표하는 두 도시는 그라나다(Granada)세비야(Sevilla)입니다. 그라나다는 과거 안달루시아의 중심지고, 세비야는 현재의 중심지이죠. 그리고 이 두 도시를 여행하는 중간에 안달루시아의 보석 론다(Ronda)같은 도시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요, 안달루시아 여행에서 꼭 들려야 할 곳으로 제가 추천하는 곳이 바로 지브롤터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 아래 몇 가지 적어봅니다.
 
1. 스페인 속 영국
네~ 아시겠지만, 지브롤터는 영국령입니다. 그래서 국경을 넘어가는 순간부터 영어와 파운드화를 사용하죠 (물론 스페인어와 유로화도 사용 가능합니다만). 그리고 지브롤터 파운드화는 디자인이 영국 파운드화와 다릅니다. 그래서 기념삼아 환전하는 분들도 있죠~ 그리고 지브롤터와 스페인의 국경은 바로 지브롤터 공항 활주로(실재 국경은 그보다 좀 더 스페인 쪽에 있긴합니다만), 따라서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 국경이 폐쇄되는 진풍경과, 국경이 열리면 활주로를 가로질러 출입국(?)하는 사람들의 행렬을 볼 수 있는 곳이죠~
 

지브롤터 산에서 북쪽(스페인)을 바라본 사진. 오른쪽 절벽이 지중해 방향이고, 산 너머로 공항활주로(국경)가 보입니다.

 
2. 천혜의 전망대
지브롤터는 그 전체가 높이 426m의 석회암산입니다. 동쪽(지중해 방향)은 깍아지른 절벽이고, 서쪽은 경사면인데 도시가 이쪽에 위치하죠. 이 산에 올라가서 보면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는 모든 배와 아프리카 대륙(모로코 및 스페인령 세우타)을 손에 쥘 듯 살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예전엔 아주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였고, 현재는 그야말로 천혜의 전망대가 됩니다. 시간 맞추긴 쉽지 않지만 지브롤터 정상에서 바라보는 지중해의 일출과 대서양(좌우로 아프리카와 유럽이 있는)의 일몰은 그야말로 장관이죠.
지리적 위치가 이렇다보니 이곳은 예로부터 주인이 자주 바뀌었고, 그만큼 남아있는 이야기와 유산도 많습니다. 또 산 전체가 석회암이다보니 동굴이 곳곳에 있어 이를 이용해 만든 요새와 포대, 성당 등등 볼거리 역시 많은 곳이죠...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 시원한 전망을 감상하고나서 시간 여유가 된다면 이런 옛 이야기들과 함께 둘러볼만한 볼거리도 많다는 사실 + 유럽 유일의 야생 바바리원숭이 서식지라 전망대 부근에서 원숭이 구경도 할 수 있는 건 덤이예요~
 

지중해의 일출이예요~ 해변에서 본...

 
3. 헤라클래스의 기둥
유럽문명의 중심이 지중해였던 시절, 세상의 끝은 바로 지중해가 끝나는 이곳 지브롤터였습니다. 전설(그리스 로마신화) 속에서 원래 하나로 이어져있던 유럽과 아프리카는 헤라클래스에 의해 갈라져 지중해와 세상 끝 바다(대서양)가 연결되게 됐는데, 그 때 둘로 갈라진 바위산이 바로 헤라클래스의 기둥이고, 유럽쪽 기둥이 바로 지브롤터입니다[각주:1]. 그리고 이 헤라클래스의 기둥이 있는 나라, 바로 세상 끝에 있는 나라가 지금의 스페인입니다. 그래서 스페인 국기에는 스페인 다섯 왕조의 문장과 함께 헤라클래스의 기둥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현재는 스페인 땅이 아니지만, 스페인을 상징하는 곳 중 하나이기에 스페인 여행에서 꼭 방문하실 곳이 지브롤터라고 추천드리는 것입니다.
 

 

스페인 국기 가운데는 국장이 그려져 있어서 유럽의 다른 삼색기와 달리 뭔가 역사와 전통과 멋이 있는데요, 
스페인 국장 자체가 지브롤터 해협을 지키고 서있는 나라라는 이미지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좋은 관광지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것일까요?
그라나다와 세비야, 론다만 둘러보기에도 빠듯한 일정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만,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교통입니다. 스페인 땅이 아니고 영국땅!이다보니 스페인 국내교통이 연계가 잘 안되거든요. 가까운 기차역은 20km 정도 떨어진 알헤시라스(Algeciras, 그라나다에서 론다를 거쳐 이곳까지 운행하는 기차가 있음)로, 알헤시라스역에서 지브롤터 국경까진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합니다.
그나마 렌터카를 이용할 경우엔 좀 더 수월하게 접근이 가능하니 참고하세요~ 지브롤터는 영국령이지만 다행히 우측통행이라 운전이 그리 어렵진 않거든요~ (길이 좀 좁고 주차공간이 협소한 점은 감안하시고~ ^^; 그나마 케이블카 타는 곳의 주차장은 아주 넓어요~)
 

 

 

 
TIP
1. 지브롤터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국경넘어 스페인에 거주하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출근시간대 지브롤터 입국, 퇴근시간대 지브롤터 출국은 차가 많이 밀리니까 피하는 게 좋습니다.
2. 케이블카 운행시간이 4~10월 09:30~19:15, 11월~3월 09:30~17:15 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해가 떠있을 때만 운행한다는 말인데, 때문에 일몰과 석양을 산 위에서 감상하려면 케이블카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올 땐 걸어서 내려오거나(약 40분 정도 소요), 케이블카가 아닌 현지 관광택시(승합차, 요금은 케이블카 정도)를 이용해 시간맞춰 올라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Upper Rock은 보호구역이라 일반 자동차는 못 올라가니 참고하세요~
3. 그리고, 지브롤터는 전체가 면세구역입니다. 어차피 우린 외국인이라 스페인 면세나 별 차이는 없겠지만, 여행 중 사용할 물건이라면 지브롤터에서 구입하는 게 저렴할수도 있죠~

 

 

 

  1. 아프리카 쪽 기둥은 스페인령 세우타(Ceuta)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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