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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의 범국민 교통수단, 스타렉스 본문

리비아

리비아의 범국민 교통수단, 스타렉스

☜▩^^▩☞ 2009. 10. 20. 01:00

리비아의 주 교통수단은 버스와 택시다. 택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승용차 택시와, 승용차로 택시영업을 하는 일명 나라시 택시(무허가 택시)가 있으며, 버스와 택시의 중간적 형태인 승합택시가 있고, 버스는 시내버스시외버스로 나뉜다. 각각 운행하는 구간이라던가 모양이 다른데 지금부터 각각에 대한 설명에 들어간다.

일반적인 택시 모습이다. 사진처럼 보통 소형차로 운행하며 차종은 현대 베르나, 대우 라노스 등이 주종이다.

먼저 일반적인 승용택시. 트리폴리와 같은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데, 흰색과 검은색 몸체에 택시임을 표시하는 노란색 모자(?)가 달려있다. 전반적으로 낡고 실내청소 같은 게 잘 안되 있지만, 개중엔 주인을 잘 만나 깔끔한 택시들도 있다. 택시미터기가 없기 때문에 타기 전에 요금을 흥정하는 것이 좋고, 짧은 거리라면 2 디나(2천 원) 정도의 요금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보통 외국인의 경우 비싸게 부른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10~15 디나 정도를 요구한다.

트리폴리 시내에서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이용하게 되는데, 한 가지 단점은 지명을 몰라 행선지 설명하기가 좀 곤란하다는 점. 따라서 목적지의 지명이나 주변의 유명한 장소 등을 알아야 이용하는데 무리가 없다.

지방도시나 시골에는 정식 택시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 자리를 무허가 택시가 대신한다. 택시라고 구분 지어진 것은 아니나 지방 도시의 경우 큰 교차로 주변에 택시영업을 위해 늘어선 자가용들이 많이 있다. 택시와 마찬가지로 정해진 요금이 없기 때문에 대체로 흥정을 통해서 요금을 정하고 타야 하며, 경우에 따라선 지방과 지방을 잇는 이동수단으로도 이용된다. 다만, 정식 택시가 아닌데다 주로 지방에 분포하기 때문에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으슥한 곳으로 태우고 가 금품갈취 등. 들은 적만 있고 주위에 당한 적은 없다.)

트리폴리 시장 주변에 늘어선 승합택시. 사진에 네 대가 모두 스타렉스인 것을 보더라도 현대 스타렉스가 승합택시의 주종임을 알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승합차도 있는데 보다 먼 거리를 다닌다.

승합택시는 9~12인승 승합차로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근거리 시외구간을 운행하며, 옆에 노란색 줄과 머리에 택시임을 표시하는 모자(?)가 있다. 비슷한 승합차가 장거리를 운행하기도 하지만 택시와는 구별된다. 일정한 구간을 운행하며 정류장은 따로 없어 아무데서나 타고 내릴 수 있다.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Public Taxi라고도 부르며, 차종은 대부분 현대의 스타렉스다.

트리폴리 지역의 경우 반경 200km 정도까지를 승합택시가 연결하고 있는데, 각 도시마다 특정 구역에서 택시가 출발하며 트리폴리 시장 입구에 도착하는 종점이 있다. 양쪽 다 터미널이 따로 있거나 하진 않기 때문에 큰 교차로나 시내 중심부가 기점이 되며, 트리폴리는 종점 부근에 행선지 별로 약간의 구역 구분이 있다. 호객꾼이나 기사가 행선지를 소리치며 손님을 모으기 때문에 찾는 건 어렵지 않다.

기점이나 종점이 아닌 길에서 승합택시를 이용하고자 할 경우, 그냥 길가에 서 있으면 다가오는 차에서 헤드라이트 불빛으로 '탈꺼니?'하고 신호를 보내온다. 이때 간단히 손을 들어 의사표현을 하면 다가와 멈춘다. 다만, '탈꺼니?'라고 물어보는 건 승합택시보다 무허가 택시들이 훨씬 많으므로 의사표현을 정확히 구분해서 할 필요가 있다. 요금은 자위아에서 트리폴리의 약 40km 구간이 1.25 디나(연초엔 1 디나였던 것이 기름값과 함께 올랐다)이므로 꽤 저렴한 편이다. 도중에 타거나 내릴 경우 적절히 조정하여 요금을 매긴다.

거의 버스처럼 운행되는 승합택시를 버스가 아닌 택시라고 부르는 건 택시의 속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즉 노선이란 것이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간다는 정도여서 경우에 따라선 목적지를 적절히 변경할 수 있으며(자위아 가는 택시를 타고 다른 손님들이 다 내리길 기다렸다가 숙소까지 타고 간다거나), 요금만 흥정이 된다면 보통의 택시로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영어를 구사하는 기사도 있으니 전화번호를 받아두면 콜택시로도 이용할 수 있다.

장을 볼 때나 공항 갈 때 많이 이용했는데, 11명 가득태우고 자위아에서 트리폴리를 가면 13.75 디나이므로 편도에 15 디나를 주고 이용했다. 간간히 이용하다보니 길을 설명하지 물론 그 경우 기점은 숙소가 된다.

시장 주변에 도열한 시내버스.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는 다 다르다. 버스 기사나 주위 승객에게 목적지를 물어보고 타야한다. 차종엔 관심이 적겠으나, 보통은 이탈리아의 IVECO란 회사 차다.

시내버스는 우리의 시내버스와 개념이 같다. 모양이 약간 달라서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미니버스다. 20명 정도 탈 수 있는데, 노선도 정해져 있고 요금도 저렴(0.5디나 내외)하기 때문에 트리폴리 시내에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승합택시와 마찬가지로 트리폴리 시장 주변이 시내버스들의 종점이 되는데, 각 방향별로 출발하는 장소가 있고 버스 앞유리에 행선지가 적혀있다. (그렇지만 읽지를 못하니 의미는 없겠다) 당연히 노선을 알아야 탈 수 있지만, 변두리에서 시내로 들어올 땐 종점이 한군데로 모이므로 별다른 고민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사실 시내에선 택시비가 싸기때문에 어디로갈지 모르는 버스를 타기보단 주로 택시를 이용하지만, 필자가 워낙 버스를 좋아하다보니 이 시내버스를 이용한 트리폴리 시내 묻지마 관광을 몇 차례 한 경험이 있다. (나중에 다 포스팅 할 예정이다.)

야간 시외버스. 역시 차종은 현대다. 우리나라의 시외버스와 같다.

시외버스는 비교적 장거리의 도시를 연결하는데 외국인의 경우 여권(또는 사본)이 있어야 탑승이 가능하고, 탑승 전에 신원을 확인해 승객목록을 작성한다. 지방으로 가다보면 곳곳에 검문소가 있어 이 목록을 점검하고, 과거의 우리나라처럼 경찰(또는 군인)이 버스에 승차해 승객들을 둘러본다. 가끔 신분증도 요구한다. 거리가 먼 곳은 1,000km가 넘기 때문에 야간버스도 있고, 버스여행의 백미인 휴게소도 있으나 우리나라의 휴게소를 상상하진 말 것. 그냥 길가의 약간 큰 매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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