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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리비아의 시간 UTC+2

☜▩^^▩☞ 2009. 10. 27. 01:00

협정세계시, UTC (Coordinated Universal Time, Temps Universel Coordonné)

일단 용어부터 보자. 영어로 CUT라 부르고, 불어로 TUC라 불러서 절충안으로 UTC라 부르기로 했단다. 별걸 다 가지고 쌈질이다. UTC란 세계공통으로 쓰는 표준시를 일컫는 말이며, 1972년 1월 1일부터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이전까지는 GMT(Greenwich Mean Time : 그리니치 평균 시)를 표준시로 사용했다. 역시 1972년은 시간과 관련이 깊은 해다.

3 Handed Clock
3 Handed Clock by bartmaguir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GMT는 뭐고 UTC는 뭘까? 잠깐 알아보고 넘어가자.

GMT(Greenwich Mean Time)는 영국 런던 외곽에 있는 그리니치 천문대의 기준시다. 공통의 기준시라는 게 채택되기 전까지만 해도 영국 곳곳에서는 태양이 정남향에 도달하는 시각을 정오로 삼아 시간을 계산했다. 이렇다 보니 도시마다 시간이 조금씩 달라 기차의 발착시간 등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그래서 영국 내에서 공통의 기준시로 채택된 것이 그리니치 표준시였다. 대영제국이 전세계에 걸쳐 영토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자연스레 세계적인 기준시로까지 영향력이 확대된 것이다.

그러나 과학이 눈부시게 발달함에 따라 이 기준시에는 문제점이 있음이 발견되었다. 태양이 다음 번 정남향에 도달할 때 까지가 1일(日)이고, 이를 86,400으로 나눈 것이 1초(秒)인데, 지구 자전의 속도가 일정하지 않고 늘 변화하기 때문에 하루의 길이도 매일 조금씩 달라진다는 게 문제였다. 100m 달리기를 하는데 기록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면 큰 문제가 아니겠지만, 빛의 속도나 방사성 원소의 붕괴시간을 측정한다거나 하는 문제에 이르면 그것은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1초의 정의는 지구자전을 기준으로 한 것에서 1956년 세슘원자의 어쩌고 저쩌고로 바뀌었다. 또한 지구 자전의 속도가 빨라지거나 느려지거나 하는 시간의 보정은 그때그때 윤초를 두어 보정하도록 했다. 이런 사정이고 보니 기존의 GMT는 더 이상 국제기준으로서 기능하기가 어렵게 됐다.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비행기가 1~2초 오차로 날아가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국제금융거래나 GPS의 위치측정에서는 그 오차가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해서 1972년부터는 UTC(원자시계를 기준으로 한)를 국제표준으로 사용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MT란 용어는 아직 사용된다.
세슘원자의 어쩌고 저쩌고가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보시기 바란다.

리비아의 시계는 'UTC+2'로, 우리나라가 'UTC+9'이므로 대한민국과는 7시간 차이가 난다. 저녁 9시 뉴스할 때 리비아는 오후 2시란 얘기다. Summer Time을 실시하지 않기 때문에 늘 7시간 차이가 유지된다.

헌데 이상한 점이 한가지 있다. 하루가 24시간이니 지구를 24조각으로 쪼개서 시간대를 부여하면 동경 15도 부근이 UTC+1, 30도 부근이 UTC+2가 되는 게 적합하니, 리비아의 위치가 동경 9~25도임을 감안하면 UTC+1의 시간대가 더 적절하단 점이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면 6시에 해가 뜨고 6시에 해가 져야 하는데, 천체의 시간보다 인간의 시계가 1시간 정도 빨라서 리비아에선 7시에 해가 뜨고 7시에 해가 진다. 어차피 시간이야 정해놓고 쓰면 되는 문제지만, 바이오리듬이란 게 있고 배꼽시계란 게 있는데 신체리듬이 1시간 정도 부지런해져야 한다.

여러분도 눈치채고 있는 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는다. UTC+9의 시간대는 자오선으로 보자면 동경 135도 부근(일본 오사까)이 되기 때문에 동경 125~130도에 위치한 우리나라 역시 천체의 시계보다 인간의 시계가 30분 정도 빨리 간다. 6시에 똑같이 일어나도 도꾜에선 해가 떴지만, 서울은 해가 뜨기 전이란 얘기다. 좋게 말하면 우리나라 사람이 30분 부지런해진다고도 할 수 있지만, 나쁘게 얘기하면 저녁시간이 길어져 야근시간을 늘이는 효과가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직장인의 피해의식인가? ㅡㅡ;;

참고로, 천체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이 가장 큰 오차를 보이는 지역은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이다. 땅덩이가 큰 나라는 천체와의 시간오차를 줄이기 위해 여러 시간대를 사용하기 마련인데, 중국은 큰 국토에도 불구하고 전국이 'UTC+8'의 동일한 시간대를 사용한다. 인접 파키스탄이 'UTC+5'이므로 3시간 차이가 난다는 말인데, 서울과 위도가 비슷함에도 한여름이면 밤 10시에야 해가 진다는 말이다. 밤에 놀기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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