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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리비아의 먹거리

☜▩^^▩☞ 2009. 11. 9. 01:00

내에 나가서 가장 눈에 띠는 먹거리는 케밥이다. 케밥은 오스만투르크의 영역이던 서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지중해 연안에 널리 퍼진 음식으로, 그 중에서도 고기를 겹겹이 쌓아올리고 빙빙 돌려가며 익히는 Döner Kebab(회전케밥)이 제일 먼저 연상되는데, 아랍어로 샤와르마(Shawarma)라 부른다. 고기는 여러종류가 사용되지만,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 닭고기이며 양고기나 소고기를 쓰기도 한다. 불에 돌려가며 익힌 고기를 긴 칼로 잘라내, 빵에 야채, 토마토, 각종소스 등과 함께 싸주는 것을 주로 판다. 또띠야처럼 얇은 밀가루빵에 싸서 파는 곳도 가끔 있다. 싸게는 0.5 디나(500원)부터 2.0 디나(2,000원)정도까지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대표적 외식꺼리. 간(liver, 순대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바로 그것)으로 만든 샤와르마도 많이 팔기 때문에 특별히 간을 좋아하지 않을 경우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출처 : 위키피디아 OneArmedMan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풍경. 주로 닭고기를 재료로 쓴다.

다음으로 많이 눈에 띠는 건 햄버거나 피자. 햄버거는 돼지고기가 함유되지 않은 냉동패티를 주재료로 쓰기 때문에 가격만큼 맛도 저렴하며, 길거리 피자 역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들로 그다지 기대할 만한 맛은 아니다. 물론 개중에는 꽤 맛있는 집도 있고, 가격마저 비싼 집들도 있지만, 샤와르마와 마찬가지로 대중적인 음식들이다. 특이한 점은 참치피자가 꼭 있다는 것. 참치맛이 그대로 나는데 나름 나쁘지 않은 맛이다. 트리폴리와 같은 대도시에는 이런 길거리 햄버거 뿐 아니라 서구식 햄버거 체인점들도 있다. 가격은 세트메뉴를 기준으로 4~5디나 정도고 맛도 우리에게 익숙한 맛이니 가끔 패스트푸드가 땡길 때 찾으면 좋다.

사진은 약간 괜찮은 피자지만, 길거리 피자는 토핑이 많이 빠진다.

조금 더 제대로된 식사를 하려면 터키식당을 찾아가면 된다. 가격은 좀 더 비싸지만, 기존에 맛 볼 수 없었던 메뉴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느낌이 신선하다. 역시 주 재료는 쇠고기, 닭고기, 양고기 정도지만, 낙타고기나 물고기 요리도 구할 수 있으며, 야채와 소스를 곁들이고 토마토와 쌀밥, 빵을 더해 먹는다. 후식으로 커피나 홍차, 녹차까지 즐길 수 있으니 제대로 식사한 느낌. 가격은 10~15디나 정도로 올라간다.

터키식당의 메뉴들. 먼저 빵과 스프가 나온다.

비아식 식당을 찾는다면 대표적인 요리는 꾸스꾸스다. 상대적으로 리비아식 식당은 많지 않은데 외식문화가 거의 발달하지 않은 탓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리비아식은 집에서 먹지 밖에 나가서까지 찾지는 않기 때문이란다. 필자가 먹어본 꾸스꾸스는 '조'로 밥을 짓고 약간의 소스와 양고기를 곁들인 것이었는데 '조'밥에 익숙하지 않아 많이는 먹지 못했다. 낙타고기를 얹은 꾸스꾸스도 먹어봤지만, 양고기와 달리 낙타고기는 상당한 적응기간이 필요할 듯. ㅡㅡ; 가격은 5~10디나 정도.

리비아식당의 메뉴. 위의 것이 양고기 꾸스꾸스고 아래는 닭밥(?) 아몬드를 넣어 밥이 좀 달다.

리비아의 가정식 식사는 초대받은 경험이 적어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긴 힘든데, 필자는 꾸스꾸스와 더불어 빵에 고기나 야채로 속을 넣은 것과, 만두처럼 튀겨낸 음식 등을 경험해봤다. 카레 느낌이 나는 소스를 곁들여 먹었는데 사람마다 입맛에 잘 맞는 것도 있고, 좀 어색한 맛도 있었지만 대체로 거부감 없이 맛있게 먹었다. 다만, 김치나 쌀밥 없이 살기 힘든 사람들은 역시나 좀 느끼한 듯. 식사후엔 박하향의 홍차나 커피를 곁들여 과자종류를 내오는데 과자점에서 사오거나 집에서 직접 만들기도 한단다. 맛은 참 달다.

가정식의 한 사례와, 후식으로 나오는 과자 사진

솔직히 내내 이렇게만 먹고 살라고 해도 살 수는 있다. 하지만 역시 한국사람은 밥과 김치, 된장과 고추장 아닐까. 쌀은 이집트 쌀이 찰지게 밥이 잘 된다. 된장과 고추장은 만들 수 없으니 한국에서 조달해야 하지만, 김치는 재료들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어설프나마 흉내낼 수 있어 천만다행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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