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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귀국길의 비행기와 히말라야

☜▩^^▩☞ 2009. 12. 31. 03:57

이번 귀국길에는 두 가지 재미있는 경험을 했습니다. 하나는 현존 세계 최대의 여객기인 Airbus사의 A380-800 비행기를 탄 것이고, 다른 하나는 히말라야(Himalayas), 정확히는 카라코람(Karakoram, 서쪽 히말라야)의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K2 봉을 떠오르는 햇빛아래 감상했다는 것입니다.

에미리트 항공의 A380-800 여객기. 두 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층은 전체 이코노미 석, 2층은 퍼스트와 비지니스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체를 이코노미석으로 할 경우 800석까지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A380에어버스사에서 개발한 세계 최대의 여객기입니다. 과거 그 자리는 애칭 점보제트보잉사의 B747이 40여년간 독차지하고 있었죠. 애초 개발당시 향후 여객기 시장은 초음속 제트기가 지배할 것으로 보고 화물기로 쉽게 변형하기 위해 독특한 모양으로 개발되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는 비행기말입니다.

90년대, 여객기 제작의 양대 라이벌인 보잉과 에어버스는 미래 항공기 시장에 대한 전망을 각기 다르게 내놨습니다. 보잉은 400명 이상 탑승가능한 B747과 같은 대형 항공기보다는 300명 정도 정원에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며 연료소모와 정비비 등 유지비가 저렴한 여객기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고, 에어버스는 (사실 에어버스도 초기엔 비슷한 의견이었지만, 2000년으로 넘어오면서 급반전이 있었습니다) 800명까지도 태울 수 있으며 좌석 이외의 충분한 휴게공간이 마련된 초대형 항공기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보잉의 경우 B777과 개발중인 B787이며, 에어버스사의 경우는 A380입니다.

아직 결말이 난 것은 아니지만, 일단 A380의 데뷰는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에미리트 항공에서 운항하는 A380의 경우 2층 거의 전부가 비지니스 석으로 구성되어 있고, 바와 샤워시설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인천을 비롯한 주요 노선에 운행중인데 비지니스 석이 굉장히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잘팔리는 분위기 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여러분도 아마 비지니스 석이 탐나지 않을까 합니다.

에미리트 항공 A380의 비지니스 석. 옆 테이블이 있어 물건들을 수납하기 좋으며, 좌석이 엊갈리게 배열되 기존 비지니스석에 비해 다리를 뻗을 공간이 더 길어졌습니다만, 타보질 못해서 얼마나 좋은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

참고로 리비아발 인천행 편도 비지니스석은 180만원, 이코노미석은 140만원이었습니다. 가격차가 적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비지니스 석을 이용해 보려고 마음먹었습니다만, 제가 표를 예약한 시점이 출발 이틀 전(출국비자 수속에 시간이 걸려서 크리스마스에 맞추기 위해 굉장히 서둘렀습니다.)이었기 때문에 비지니스 석은 이미 만석. 좋은 기회를 놓쳤죠.

그래도 인터넷으로 미리 좌석을 지정해 두바이에서 인천까지 이어지는 A380의 좌석은 이코노미석 맨뒷열 창가로 잡았습니다. 좌석번호 88A. 자그만치 88열이라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사람도 적고 창밖으로 날개가 거의 가리지 않아서 전 맨 뒷열을 선호합니다. 두바이에서 인천으로 오는 길에도 좌석이 비어 세 자리를 혼자 쓰면서 왔습니다.

1층 이코노미석 맨 뒤에서 바라본 비행기 내부. 3열-4열-3열 좌석배치입니다. 뒷쪽으로 가면 비행기 폭이 좁아지기 때문에 2열-3열-2열과 같이 좌석수가 줄어드는 것이 보통인데 A380의 경우 맨뒷자리까지 똑같은 자리배열입니다.

뒷쪽에 위치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이코노미석의 승객분들은 올라오지 마시라고 금줄(?)이 쳐져 있습니다. 무시하고 올라가더라도 위에는 문이 있어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 두바이 공항의 경우 1,2층 모두에 로딩브릿지가 연결되 퍼스트와 비지니스석 승객은 타는 입구마저 차별화됩니다. ㅡㅡ;

제가 타고온 세 자리. 가운데는 식탁으로 사용했고 좌측 끝은 노트북을 펴놓고 비디오 감상을 했습니다. 내용은 아이리스 11화에서 18화 ^^. 아주 친숙한 건물들이 배경으로 나오더군요. 이 이야기는 다음에 포스팅하겠습니다.

바이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03:00에 두바이를 출발합니다. 대략 2~3시간쯤 지나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중국의 국경지대인 서히말라야를 지나게 되는데, 여름이면 해가 완전히 떠오른 이후에, 겨울이면 해가 막 떠오를 때 쯤 카라코람 산맥 위를 날아가게 됩니다. 야간비행이라 창문의 블라인드를 내려놓은데다 대부분의 승객이 이 시점에 잠을 자고 있기 때문에 창밖의 멋진 풍경을 놓치게 되는데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하늘에서 바라보는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의 풍경은 쉽게 볼 수 없는 장관입니다.

직접 눈으로 봐야 그 감동이 전해지겠습니다만, 아쉬운대로 사진 몇 장을 첨부합니다. 사진을 클릭해서 크게 보시면 더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비행기 바로 아래로 지나는 가장 높은 산은 어두울때 이미 지나친 이후입니다만, 높은 산에 오른것 보다 훨씬 더 생생히 눈덮인 고봉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봉우리에 막 햇볓을 받고 있을 시점의 비행기 왼쪽(서쪽) 풍경입니다.

같은 시각 비행기 오른쪽(동쪽)풍경인데요. 날개를 스치는 수증기때문에 시야가 약간 흐립니마만, 멀리 뾰족한 산들이 보입니다. 가운데 가장 뾰족한 산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다는 K2로 추정됩니다

K2의 확대사진입니다. 해발 8611m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산입니다. 그 왼쪽으로 멀리 세 개의 봉우리가 보이는데, 그 중 두 개가 14개의 8,000m급 봉우리 중 Gasherbrum I, II로 추정되며, 오른쪽 끝에 보이는 산은 Masherbrum (K1, 7,821m)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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