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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남부 - 세우타(Ceuta) 본문
세우타(Ceuta)는 아프리카 북단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작은 도시로, 모로코(Morocco)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스페인(Spain)의 자치령입니다. 지중해 너머 스페인 본토와 지브롤터(Gibralta)가 보이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으며,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나아가는 지브롤터 해협의 입구 역할을 하고 있어 예로부터 지브롤터와 함께 헤라클레스의 기둥(Pillars of Hercules)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스페인 국기에도 등장하는 헤라클레스의 기둥(국장의 양쪽에 그려진 기둥)은 지브롤터 해협 양쪽에 서있는 산(山)인 세우타와 지브롤터를 말하는데, 원래 하나로 이어져있던 아프리카(세우타)와 유럽(지브롤터)을 헤라클레스가 갈라놓았다고 해서 헤라클레스의 기둥으로 불립니다. 그래서 세우타 시내 한가운데 이렇게 헤라클레스의 동상도 세워져 있죠. 국기에도 등장하는 곳이라니, 찾아가기 쉬운 곳은 아니지만 스페인 여행에서 한 번 쯤은 가볼만한 곳이 아닐까 합니다.
아래 첫 번째 지도는 스페인 본토 전체와 북아프리카 일부(모로코와 알제리)를 보여주고 있는데, 유럽과 아프리카의 경계이자 지중해와 대서양을 있는 지브롤터 해협, 지브롤터 해협을 확대한 두 번째 사진에서 세우타의 위치를 볼 수 있는데, 아프리카 북단에서 지중해 방향(오른쪽)으로 삐죽 튀어나와 있는 부분이 바로 세우타입니다.
세우타로 가는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스페인 본토의 알헤시라스(Algeciras)에서 배를 타고 가는 것입니다. 알헤시라스의 페리터미널에서 30분에 한 대 꼴로 배가 다니는데, 3개 선사의 배가 번갈아 출항하므로 미리 예약할 필요없이 터미널에 도착하는 대로 가장 빨리 출발하는 배를 잡아타고 가는 게 일반적입니다. 게다가 모로코 탕제(Tanger Med 항)로 가는 배와 달리 국내선이라 별다른 수속이 필요 없다는 점도 장점이며, 특히 차를 가지고 갈 경우에도 셔틀버스 타듯이 쉽게 승선이 가능합니다. 1
반대로 모로코에서 세우타로 갈 때는 변변한 대중교통이 없기 때문에 근방의 테투안(Tetuan)이나 탕제(Tanger)에서 그랑택시(Grand Taxi)로 이동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2아래 사진은 세우타와 모로코 국경 앞에서 잔뜩 대기하고 있는 그랑택시들 (국경을 넘어가기 위해 대기중인 차들이 아닌~).
우리나라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경우, 무비자로 모로코에 90일간 체류가 가능하기 때문에 세우타에서 국경을 통과해 모로코 관광을 다녀오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모로코의 주요 관광지중 하나인 쉐프샤우엔(chefchaouen)을 갈 때는 탕제로 가는 것보다 세우타를 통해 테투안으로 이동해서 가는 것이 더 좋기 때문이죠. 모로코 입국/출국 시에 출입국 신고서만 작성하면 국경을 통과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습니다.
탕제로 넘어가는 산 위에서 바라본 세우타의 모습입니다. 지중해를 배경으로 섬처럼 떠있는 세우타.
스페인 영토이기에 스페인 사람들이 살고, 스페인어를 사용합니다만, 모로코와 바로 접하고 있기 때문에 모로코 사람들도 많고, 아랍어도 더러 통용되는 분위기 입니다. 사실 스페인 본토가 과거 아랍왕국의 지배하에 있기도 했고, 반대로 스페인이 모로코 북부까지 지배했던 적도 있기 때문에 스페인 남부와 모로코 북부는 인종적으로 많은 연관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워낙에 내륙으로부터의 공격이 잦았던 탓인지, 세우타의 가운데에는 내륙을 향해 이렇게 거대한 성벽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유적으로 남아서 내부를 박물관으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다쪽으로 뻗어나간 세우타 산 위에는 성채가 자리하고 있는데, 현재도 군사기지로 사용하고 있어 출입은 안됩니다만, 그 주변으로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일주도로가 있어, 이곳에서 바라보는 지중해의 풍경이 또한 멋집니다. 아래 사진은 세우타 항구 앞 바다를 바라본 풍경으로, 멀리 바다 건너 스페인 본토가 보이네요~
사실, 지브롤터 해협은 아래 사진처럼 가까운 곳이 14km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지중해와 대서양을 잇는 스케일에 비해서는 매우 좁은 해협입니다. 게다가 연중 해류가 대서양에서 지중해 쪽으로 흘러 배가 지중해에서 대양으로 나아가기 힘든 곳이죠. 때문에 해협 양안을 지키고 있으면 해협을 통제하기 수월한, 지정학적으로 아주 중요한 위치입니다. 그렇다보니 열강들에 의해 세우타 역시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현재는 스페인령으로 남아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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